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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일에 충성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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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예빈아빠^^! 2008. 3. 14.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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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열린 이야기(10) 

                  작은 일에 충성하라.

나는 대학교 4학년 때 예수님을 알게 되었다. 그러다 1996년 부푼 가슴으로 미국 유학길에 올랐다. 그러나 내 유학시절은 다른 사람들에 비해 유난히 길고 고단했다.

 처음 다녔던 달라스에 위치한 텍사스주립대학교에서 미숙한 영어가 화근이 되어, 한 교수님과 성적에 관해 심하게 다투고 말았다.

그 일로 졸업 자격시험에서 그 교수님의 반대로 고배를 마시고, 다른 주립대학으로 옮겨 전공도 바꾸게 되었다. 그런데 박사과정에서 또 지도교수와 갈등이 생겨 그 분은 여러 차례 이런 말을 했다.

“학생은 안 되겠으니 짐 싸서 한국으로 돌아가게”

그런 소리를 들을 때마다, 나는 밖에서 눈물을 흘리곤 했다. 그런 와중에도 연구조교로 받는 1,000불이 너무 작다며 불평을 하곤 했다.

결국 박사과정이 4년이나 지난 후, 지도교수까지 바꾸게 되었다.

그 과정에서 연구조교 자리마저 잃게 되었고, 그 후 3년 반 동안 경제적인 궁핍에 시달려야 했다.

 친구들이 졸업하고 직장을 구했다는 소식을 들을 때마다 , 나는 스스로 초라하게 느껴졌다.    

하루하루를 사는 것이 힘겨웠고, 여러 달 동안 방세를 못 내기도 했다.

끝을 알 수 없는 어두운 터널을 지나가는 것 같았다.

그런 어려움 속에서 유일한 소망이 있다면 하나님이었다.

나는 매일 새벽기도회에 나가 울부짖으며 기도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기도하고 나면 하루하루를 살아갈 힘이 생겼다.  내 사정을 아는 주변 사람들은 이렇게 말했다.

“그 정도 했으면 이제 안 되는 거니까, 그냥 포기하고 다른 길을 알아봐.”

심지어 새 지도교수님조차 내게서 관심이 떠났고, 직장이나 알아보라고 했다. 나도 버틸만큼 버텼다는 생각이 들어, 학업에서 조금씩 마음이 떠나기 시작했다. 그런데 콜럼버스한인교회의 목사님께서 포기 직전에 있던 나를 호되게 야단쳤다.

“믿음의 사람들은 어려움을 보면 물러서는 자들이 아니라네. 폭풍 속으로라도 뛰어 들어가는 자들이야.”

 그날 이후, 나는 학업을 계속하기로 마음먹었다. 그러면서 하나님의 은혜로 박사졸업시험을 통과했다.

그러나 경제적인 어려움은 여전했다. 한 동안 교민 자녀들에게 수학이나 과학과외를 하면서 생활비를 벌었는데,

어느 순간부터 과외자리마저 구하기 

 

힘들어졌다. 그러자 연구조교시절 1,000불이 적다고 불평했던 것이 절로 회개가 되었다.

“하나님, 주께서 주신 것들에 감사하지 못했던 저를 용서해 주십시오.”

그런데 기도 중에 졸업하기 위해서라면 어떻게 하든지 학교에서 일자리를 구해야 한다는 마음의 소리가 들려왔다.

그때부터 이력서를 들고 도서관, 식상서빙, 청소자리를 알아보았지만, 자격이 과다하다는 이유로 아무데서도 받아 주지 않았다.

그러던 중 공대에 계시는 댄 베르라는 분에게 무작정 찾아가 일자리를 알아보았다.

이미 내 통장은 무일푼이었다.

어찌나 마음이 짓눌렸던지, 주일학교에서 섬기는 일도 더 이상 감당할 수 없을 것만 같았다.

며칠 후, 우연히 댄을 만났는데, 내게 이렇게 물었다.

“그간 일자리는 구했나?”

“․․․․”

순간, 북받쳐 오르는 설움으로 아무 말도 못했다.

“박사 학위도 통과한 자네는 자격이 너무 넘쳐, 그래서 일자리를 줄수 없었다네. 미안하네. 사실, 지금 줄 수있는 일이라고는 컴퓨터실 책상과 프린터 청소 밖에 없어.

그래도 괜찮겠나?”   

“지금 중요한 것은 어떤 일을 하느냐가 아니라, 과연 생존하느냐의 문제입니다.”

 바로 다음날부터 나는 시간당 8불을 받으며 일주일에 6시간씩 일하게 되었다.

받는 돈은 생활하기에도 턱없이 부족했지만 너무나 기뻤다.

이 소식을 들은 목사님이 함께 기뻐하시며 이렇게 당부했다.

“작은 일에 충성된 자가 되게.”

그 말에 예배드리듯 컴퓨터실 청소를 열심히 했다. 나는 그 일을 통해 겸손과 섬김을 배울 수 있었다. 그런 내 모습을 인상적으로 본 컴퓨터 책임자는 2 주일도 못되어,

매주 20시간 이상 일하도록 배려해주었다. 게다가 그의 소개로 우주항공학과 학과장인 교수님을 모시게 되었다.

그 분을 충성스럽게 모시던 내게 그 노교수님께서 관심을 보이셨다.

결국 그 분께서 내 지도교수님을 여러 차례 만나시더니 졸업할 수 있도록 도와 주셨다.

2007년 8월. 미국에 온지 10여년 만에 졸업을 하게 되었다.

그동안 지도교수와의 관계도 조금씩 회복되어 갔다.

하나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다. “오직 여호와만을 섬기라!”

안기철 /가이드포스트 2008년 2월호 중에서 정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