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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꽃을 통해 우리에게 편지를 쓰시는 하나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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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예빈아빠^^! 2008. 6. 12.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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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꽃을 통해 우리에게 편지를 쓰시는 하나님
입력 : 2008년 06월 11일 (수) 10:25:50 [조회수 : 205] 김민수

   
 
  ▲ 지친 삶도 하나님께서 창조하신 들꽃 앞에 앉아 두런두런 그들과 대화를 나누다 보면 다시금 삶의 활력을 얻고, 그들을 바라보면서 수많은 설교 단상들과 삶의 지혜를 얻곤 합니다. (사진제공 김민수)  
 
하나님께서 당신의 자녀에게 메시지를 보내시는 방법은 무궁무진합니다. 우리 삶에서 만나는 모든 것들에 하나님의 메시지가 담겨있지만 그 세미한 음성들을 놓치지 않고 듣는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세상사에 마음을 빼앗기고 살아가다 보면 너무도 분명하게 들려주시는 하나님의 말씀도 듣질 못할 뿐 아니라 때론 자기의 입맛에 맞게 받아들입니다.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길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사명감을 가지고 하나님의 이름을 망령되게 하는 일이 가능한 이유입니다.

알고 짓는 죄와 모르고 짓는 죄, 어느 것이 더 문제라고 생각하시는지요? 저는 개인적으로 모르고 짓는 죄가 더 심각한 문제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알고 짓는 죄는 회개할 수 있는 기회라도 있지만 모르고 짓는 죄는 회개할 기회도 없을 뿐 아니라, 죄에 대한 자각도 없이 사명감을 가지고 그 길을 걸어가거든요. 이런 어리석은 삶을 살아가지 않기 위해서 신앙인은 누구나 하나님의 메시지를 듣는 통로가 필요합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하나님께서 창조하신 자연, 그 중에서도 작은 풀꽃들을 통해서 그 분의 메시지를 듣습니다. 지친 삶도 하나님께서 창조하신 들꽃 앞에 앉아 두런두런 그들과 대화를 나누다 보면 다시금 삶의 활력을 얻고, 그들을 바라보면서 수많은 설교 단상들과 삶의 지혜를 얻곤 합니다. 사람들과 대화를 하듯 고막을 통해서 들려지는 소리는 아니지만 작은 들꽃들을 보면서 얻는 수많은 단상들을 저는 세미한 하나님의 음성이라고 고백하는 것입니다.

   
 
  ▲ 붓꽃의 종류가 많은데 아마도 붓꽃 중에서는 가장 작은 붓꽃이 바로 이 등심붓꽃이 아닌가 싶습니다. (사진제공 김민수)  
 
그 작은 꽃들을 통해서 희망을 보고, 시대의 징조를 보고, 신앙인으로서 지금 여기에서 어떤 삶을 살아가는 것이 하나님의 자녀다운 삶인지 깨달아가면서 작은 들풀 하나라도 허투루 지으시지 않은 하나님의 사랑을 느낍니다. 말씀으로 창조하신 저 작은 들풀들도 하나님께서 이렇게 사랑하시고, 돌봐주시니 손수 지으시고 당신의 영을 부어주신 인간은 얼마나 더 사랑하실까 생각하면 아무리 힘든 상황에서도 하나님을 바라보게 되고, 넉넉히 이길 수 있을 것이라는 소망을 갖게 됩니다. 견딜만한 아픔을 주시는 하나님께서 능히 감당할 수 있는 고난 외에는 주지 않으실 것이라는 믿음으로 고난을 이겨냅니다. 그리고 돌아보면 고난의 시간도 이미 하나의 추억으로 남아있는 것을 보게 됩니다.

등심붓꽃은 남도지방과 제주도의 들판에서 자라는 작은 꽃입니다. 붓꽃의 종류가 많은데 아마도 붓꽃 중에서는 가장 작은 붓꽃이 바로 이 등심붓꽃이 아닌가 싶습니다. 붓꽃, 각시붓꽃, 노랑무늬붓꽃, 넓은잎각시붓꽃, 난쟁이붓꽃 등 수없이 많은 붓꽃 중에서 등심붓꽃은 가장 작으니 붓 중에서도 가장 작은 세필을 보는 듯합니다. 세필은 세세한 그림을 그리거나 서신과 같은 작은 글을 쓸 때 사용합니다. 꽃을 피우기 전의 모습이 붓을 닮아 ‘붓꽃’이라는 이름을 얻은 꽃, 마치 그들을 꺾어 그림을 그리면 그들이 품고 있는 물감이 저절로 수채화를 그릴 것만 같은 모양새입니다.

흔하게 볼 수 있는 꽃은 아니지만 요즘 제주도에서는 흔하디흔한 꽃 중의 하나가 등심붓꽃입니다. 그런데 제주에서는 너무 흔한 꽃이지만 육지에 사는 이들에게는 참으로 귀한 꽃이지요. 오랜만에 찾은 제주도의 풀밭에서 만난 등심붓꽃, 제주에 있을 때는 몰랐는데 떨어져있다 만나니 얼마나 귀한지, 그 때 그를 더 사랑해주지 못한 것이 못내 미안했습니다. 이런 생각을 하면서 ‘흔하디흔한 것들’에 대해 명상을 했습니다.

   
 
  ▲ 흔하게 볼 수 있는 꽃은 아니지만 요즘 제주도에서는 흔하디흔한 꽃 중의 하나가 등심붓꽃입니다. (사진제공 김민수)  
 
흔하디흔한 것들은 사람들에게 꼭 필요한 것들입니다. 아주 특별한 것에 사람들은 혹하지만 그것은 너무 귀한 것이라 그것 없이도 충분히 살아갈 수 있습니다. 가장 기본적인 삶을 영위하게 하는 것, 그것은 아주 특별한 것들로 인해서가 아니라 흔하디흔한 것들로 인함입니다. 우리 주변에서 없어졌을 때에야 비로소 그것이 얼마나 소중한 것이었는지를 깨닫게 되는 것이지요. 흔하디흔한 것은 소유하려고 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만인의 것이 됩니다. 예를 들면 호흡이 그렇지요. 숨을 쉬지 못하면 죽습니다. 그러나 들숨날숨을 쉬지 않으면 살 수 없는 인간이 공기에 대해 고마움을 느낀다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닙니다. 호흡기의 문제로 숨이 가빠지고 나서야 비로소 호흡을 한다는 것, 공기가 존재한다는 것이 이렇게 고마운 일이구나 깨닫게 되는 것입니다.

그러나 아시다시피 오늘 날에는 이 공기조차도 인간의 욕심으로 인해 오염이 되었습니다. 하나님께서 창조하셨던 공기 본래의 모습을 잃어버리고, 인간이 배출한 미세한 오염물질들을 공기가 품고 있는 것이지요. 그로 인해 많은 질병들도 발생을 합니다. 오염된 공기, 그것을 보면서도 우리가 걸어왔던 길을 돌아보고, 걸어가야 할 길을 볼 수 있을 터인데 사람의 욕심은 그런 것들을 보지 못하게 합니다.

등심붓꽃을 통해 하나님은 제게 이런 편지를 쓰셨습니다.

   
 
  ▲등심붓꽃을 보면서 늘 내 곁에 있을 것이라 생각했던 것들, 그래서 감사를 잃어버리고 살았던 모든 것들을 돌아봅니다.  (사진제공 김민수)  
 
‘흔하디흔한 것들, 매일매일 만나는 것들을 더 사랑해라. 너에게는 너무 흔해서 발에 밟히는 것일지라도 어떤 사람에게는 평생 이루지 못할 소원일 수도 있다. 내가 오늘을 살고 있는데 그 날 조차도 내 일생의 흔하디흔한 날 중 하나가 아니라 어제 죽은 사람의 이루지 못한 소망의 날이니 오늘 네가 만나는 모든 것에 대해 감사하며 살아가라.’

등심붓꽃을 보면서 늘 내 곁에 있을 것이라 생각했던 것들, 그래서 감사를 잃어버리고 살았던 모든 것들을 돌아봅니다. 그것을 돌아보면서 들꽃을 만나기 전보다 조금은 더 깊어진 나를 발견하게 됩니다.

물론 하나님께서는 꽃을 통해서만 메시지를 주시지는 않습니다. 다양하지만 내게는 의사소통의 수단이 들꽃이라 고백하는 것이지요. 오늘도 하나님은 시절을 따라 꽃을 피게 하시고 그 안에 등심붓꽃으로 쓰신 듯 내게 편지를 새겨놓으셨습니다. 그 편지는 제게만 쓴 것은 아닙니다.

여러분은 어떤 것을 통해 하나님의 편지를 받고 계시는지요? 그런 것 하나는 가지고 있어야 행복하지 않을까요?

김민수/ 목사